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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예정작

영화 베러티, 앤 해서웨이와 다코타 존슨이 뒤집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

by 가가둥01 2026. 9. 3.

누군가의 일기에서 끔찍한 고백을 발견했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디까지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 더구나 그 글을 쓴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면 이야기는 더욱 복잡해진다.

콜린 후버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베러티>는 바로 그 의심에서 출발하는 심리 스릴러다. 앤 해서웨이가 성공한 작가 베러티 크로포드를, 다코타 존슨이 그녀의 미완성 작품을 대신 써야 하는 작가 로웬 애슐리를 연기한다. 중요한 것은 베러티가 무엇을 숨기고 있느냐만이 아니다. 로웬이 읽고 있는 글을 과연 믿어도 되는가라는 문제가 이 이야기 전체를 흔든다.

기본 정보

감독 마이클 쇼월터
주요 출연 앤 해서웨이, 다코타 존슨, 조시 하트넷
장르 심리 스릴러
원작 콜린 후버 소설 『베러티』
연출 마이클 쇼월터
각본 닉 안토스카
제작·배급 Amazon MGM Studios

다른 작가의 삶을 대신 쓰게 된 로웬

다코타 존슨이 연기하는 로웬 애슐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가다. 그런 그녀에게 예상하지 못한 기회가 찾아온다. 사고 이후 작품을 완성할 수 없게 된 유명 작가 베러티 크로포드를 대신해 미완성 시리즈를 이어 쓰는 일이다.

작업을 위해 로웬은 베러티와 남편 제레미가 사는 집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기존 작품의 자료와 메모를 조사하던 로웬은 베러티가 남긴 충격적인 내용의 글을 발견한다. 여기서부터 평범한 대필 작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흥미로운 것은 로웬의 직업 역시 작가라는 점이다. 그녀는 글이 언제나 사실을 기록하는 수단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베러티의 글을 읽어나가면서 그 안에 적힌 이야기에 점점 영향을 받는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하는 '보이지 않는 작가'

앤 해서웨이가 맡은 베러티 크로포드는 이 이야기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다. 로웬이 크로포드 가족의 집으로 들어오는 이유 자체가 베러티가 더 이상 이전처럼 집필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중심에서 베러티의 존재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로웬이 베러티의 자료를 읽을수록 그녀는 더 강하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다. 직접 말하는 것보다 자신이 남긴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움직이는 인물인 셈이다.

이 설정은 작가라는 직업과도 절묘하게 연결된다. 작가는 독자 앞에 직접 나타나지 않아도 문장만으로 사람에게 공포와 사랑, 의심을 만들어낼 수 있다. <베러티>에서는 그 능력 자체가 심리 스릴러의 장치가 된다.

원고에 적힌 고백은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베러티>에서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글로 쓰였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가에 있다.

우리는 일기나 자서전처럼 1인칭으로 기록된 글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그 안에 쓰인 내용을 글쓴이의 실제 경험과 연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소설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과 사건을 진짜처럼 만들어내는 직업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베러티라는 인물의 정체성과 이야기의 형식이 만난다. 로웬이 발견한 글이 사실이라면 베러티를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달라진다. 반대로 그 글을 곧바로 사실이라고 믿을 수 없다면 로웬뿐 아니라 관객 역시 자신이 무엇을 근거로 베러티를 판단하고 있는지 의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원고는 단순히 비밀을 알려주는 단서가 아니다. 진실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동시에 진실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작할 수도 있는 물건이다.

로웬은 베러티의 글만 대신 쓰는 것이 아니다

대필 작가라는 설정도 중요하다. 로웬에게 주어진 일은 베러티가 시작한 이야기를 대신 완성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세계와 문체, 인물 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인 것처럼 글을 써야 한다.

하지만 로웬이 베러티의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 '대신하기'라는 개념은 글쓰기 밖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품는다. 로웬은 베러티의 작품뿐 아니라 남편 제레미와 가족의 삶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게 된다.

조시 하트넷이 연기하는 제레미 크로포드는 그래서 단순한 로맨스 상대 이상의 기능을 한다. 로웬이 베러티의 글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제레미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로웬은 한 작가의 작품을 대신 완성하면서 동시에 그 작가가 차지했던 자리 가까이까지 이동한다. 이 구조가 <베러티>의 관계를 위험하게 만드는 핵심 중 하나다.

왜 '신뢰할 수 없는 이야기'가 영화에서는 더 어려울까

콜린 후버의 원작을 영화로 옮길 때 가장 흥미로운 과제도 여기에 있다. 소설은 문장을 통해 독자가 특정 인물의 생각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 수 있다. 특히 한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갈 때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그 인물의 해석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기 쉽다.

영화에서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카메라로 어떤 사건을 직접 보여주는 순간 관객은 그것을 실제로 일어난 장면처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모든 정보를 대사나 내레이션으로 설명한다면 소설의 장점을 그대로 반복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따라서 영화 <베러티>에서 주목할 부분은 원작의 사건을 얼마나 그대로 재현했는지만이 아니다. 카메라가 보여주는 것조차 완전히 믿을 수 없다는 감각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가 더 중요한 각색의 과제가 될 수 있다.

마이클 쇼월터가 만드는 심리 스릴러

연출을 맡은 마이클 쇼월터는 <타미 페이의 눈>, <러브버드>, <디 아이디어 오브 유>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작품을 연출해왔다. 특히 <디 아이디어 오브 유>에 이어 앤 해서웨이와 다시 작업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각본은 닉 안토스카가 맡았다. 영화화 과정에서는 여러 작가가 각본 개발에 참여했고, 최종적으로 알려진 각본은 안토스카가 집필했다. 원작자인 콜린 후버와 앤 해서웨이 역시 제작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자극적인 소재 자체보다 그것을 얼마나 불확실하게 보여주느냐다. 베러티와 로웬 중 누구의 시선을 믿어야 하는지가 너무 일찍 명확해진다면 이 이야기 특유의 긴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두 배우의 대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두 개의 시선이다

앤 해서웨이와 다코타 존슨이라는 캐스팅 때문에 두 배우의 연기 대결에 먼저 시선이 갈 수 있다. 하지만 <베러티>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베러티는 자신의 글을 남긴 사람이고, 로웬은 그 글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이다. 한 사람은 이야기를 만들고 다른 한 사람은 그것을 믿을지 결정한다. 그런데 로웬 역시 작가이기 때문에 단순한 독자로만 남지 않는다.

그 결과 영화의 긴장은 '베러티가 나쁜 사람인가 아닌가'보다 더 복잡해진다. 누가 이야기를 만들고, 누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며, 그 믿음이 다시 현실을 어떻게 바꾸는가가 중요해진다.

원작의 반전보다 영화의 '보여주는 방식'을 봐야 하는 이유

<베러티>는 반전이 중요한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영화의 결말을 원작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영화화 과정에서 이야기의 구성이나 인물의 비중, 결말의 해석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개봉 전 단계에서 가장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은 원작의 유명한 반전을 그대로 옮겼는지가 아니라 관객에게 무엇을 사실처럼 보여주고 무엇을 의심하게 만드는가다.

베러티는 글을 쓰고, 로웬은 그 글을 읽는다. 그리고 관객은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를 본다. 세 단계 모두 누군가가 선택한 정보만을 받아들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베러티>는 자극적인 관계와 비밀을 앞세운 심리 스릴러인 동시에, 이야기라는 것이 사람의 판단을 얼마나 쉽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진실처럼 쓰인 이야기는 정말 진실일까. 원작을 알고 있는 관객에게도 영화가 다시 던질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질문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