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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줄거리와 결말, 버려진 영웅들이 지켜낸 세계

by 가가둥01 2025. 2. 13.

세상을 구할 영웅으로 인정받고 싶은 남자와 자신이 모든 것을 망쳤다고 믿는 남자가 만난다. 한 사람은 쉴 새 없이 농담을 던지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농담을 견디지 못한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은 이 어울리지 않는 두 인물이 함께 싸우는 이야기이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시 자신만의 자리를 찾는 이야기다.

2024년 7월 24일 국내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은 숀 레비 감독이 연출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웨이드 윌슨과 데드풀을, 휴 잭맨이 로건과 울버린을 연기한다. 데드풀 실사영화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며, MCU 페이즈 5에 포함된다.

영화에는 TVA와 멀티버스, 과거 폭스 마블 영화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여러 세계관이 만나는 설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데드풀이 자신의 세계를 지키려는 이유와 울버린이 과거의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다.

※ 아래에는 영화의 주요 전개와 결말, 특별 출연 및 쿠키영상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관련사진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기본 정보

감독 숀 레비
국내 개봉일 2024년 7월 24일
장르 액션, 코미디, SF
상영시간 127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주요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휴 잭맨, 엠마 코린, 매튜 맥퍼딘
시리즈 데드풀 실사영화 세 번째 작품, MCU 페이즈 5

히어로를 그만둔 웨이드 윌슨, 다시 데드풀이 된 이유

웨이드 윌슨은 한때 데드풀로 활동하며 위험한 사건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될 무렵 그는 히어로 활동을 그만두고 중고차 판매원으로 살아간다.

웨이드는 어벤져스에 합류하고 싶어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망은 강했지만, 기대했던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자신감을 잃었다.

그의 일상은 겉으로는 평범해 보인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직장에 다니지만,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고 있다는 만족감은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중 시간 변동 관리국 TVA가 웨이드를 찾아온다. TVA의 요원 미스터 패러독스는 웨이드가 살고 있는 세계가 소멸할 위기에 놓였다고 설명한다.

웨이드는 자신의 세계가 사라지면 소중한 사람들도 위험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다시 데드풀로 활동하기로 결심하지만, 이번에는 유명한 영웅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앵커 빙과 로건의 죽음, 세계가 무너지는 이유

패러독스는 웨이드가 속한 세계의 앵커 빙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앵커 빙은 해당 세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존재이며, 웨이드의 세계에서는 울버린 로건이 그 역할을 맡고 있었다.

로건은 영화 <로건>에서 죽음을 맞았다. 패러독스의 설명에 따르면 앵커 빙을 잃은 세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소멸하게 된다.

하지만 패러독스는 자연스럽게 진행될 소멸을 기다리지 않고, 타임 리퍼라는 장치를 이용해 웨이드의 세계를 빠르게 없애려 한다.

웨이드는 다른 세계의 울버린을 데려오면 자신의 세계를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여러 우주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로건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모습의 울버린이 등장한다. 웨이드는 그중 노란색 슈트를 입은 로건을 데려오지만, TVA는 그가 다른 세계에서 실패한 울버린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웨이드는 처음부터 완벽한 영웅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자신처럼 실패의 경험을 가진 인물과 함께하게 된다.

최악의 울버린, 로건이 자신의 과거를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

휴 잭맨이 연기한 이번 로건은 <로건>에서 죽음을 맞은 인물과는 다른 세계의 울버린이다. 따라서 이전 영화의 죽음을 단순히 되돌린 설정은 아니다.

이번 로건은 자신이 속한 세계에서 엑스맨 동료들을 잃었다. 그는 동료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곁에 있지 않았고, 이후 분노에 휩싸여 무고한 사람들까지 죽게 만든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는 자신이 영웅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 힘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다.

웨이드는 로건의 힘이 필요해 그를 데려왔지만, 로건은 웨이드의 가벼운 태도와 끊임없는 농담을 견디지 못한다.

두 사람이 충돌하는 이유는 성격 차이만이 아니다. 웨이드는 실패를 농담으로 감추고, 로건은 실패를 분노와 자기혐오로 드러낸다.

겉으로는 정반대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인지 의심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보이드와 카산드라 노바, 버려진 존재들이 모이는 세계

웨이드와 로건은 TVA에 의해 보이드로 보내진다. 보이드는 여러 시간선에서 제거된 존재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과거 마블 영화에서 등장했던 인물들과 여러 세계의 변형된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보이드는 단순한 폐허가 아니라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된 존재들이 남겨진 장소다.

보이드를 지배하는 인물은 엠마 코린이 연기한 카산드라 노바다. 그는 찰스 자비에의 쌍둥이 자매로, 다른 사람의 정신에 침입하고 생각을 조종할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지녔다.

카산드라는 보이드에서 살아가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으며, 그곳을 자신의 영역처럼 다룬다. 그는 웨이드와 로건을 위협하지만, 두 사람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과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 공간에서 영화의 주제가 더욱 분명해진다. 보이드에 모인 인물들은 각자의 세계에서 사라졌거나 버려진 존재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더 이상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존재의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블레이드와 엘렉트라, 과거 마블 영화의 인물들이 돌아온 의미

보이드에서는 과거 마블 실사영화에 등장했던 여러 인물을 다시 만날 수 있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블레이드로, 제니퍼 가너가 엘렉트라로 등장한다. 크리스 에반스는 MCU의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라 과거 <판타스틱 4> 영화에서 연기했던 조니 스톰으로 등장한다.

채닝 테이텀이 연기한 갬빗도 눈에 띈다. 그는 과거 실사영화 제작이 추진되었지만 독립영화로 완성되지 못했던 캐릭터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의 등장은 단순한 깜짝 출연 이상의 기능을 한다. 마블 영화의 역사를 돌아보게 하면서, 새로운 세계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이전 작품들이 어떤 위치에 놓이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한다.

영화 속에서 이 인물들은 더 이상 중심에 서지 못하는 영웅들처럼 보이지만, 웨이드와 로건을 돕기 위해 다시 싸운다.

그들의 선택은 실패했거나 잊힌 존재도 마지막 순간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영화의 주제와 연결된다.

데드풀의 농담은 왜 영화 밖 현실까지 건드릴까

데드풀 시리즈의 가장 독특한 특징은 주인공이 자신이 영화 속 인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점이다.

웨이드는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고, 배우와 제작사, 다른 영화에 관한 농담을 던진다. 이른바 제4의 벽을 깨는 방식이다.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는 이러한 유머가 멀티버스 설정과 결합한다. 디즈니와 폭스의 관계, 마블 영화의 변화, 휴 잭맨의 울버린 복귀까지 농담의 대상이 된다.

이런 방식은 다른 히어로 영화와 구별되는 장점이다. 영화는 거대한 세계관을 진지하게 설명하다가도 갑자기 그 설정 자체를 놀리며 관객의 긴장을 풀어 준다.

다만 모든 농담이 독립적으로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엑스맨 영화나 마블 제작사를 둘러싼 사정을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지만, 관련 배경을 모르면 일부 장면의 의미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유머는 대중적인 코미디인 동시에 오랫동안 마블 영화를 지켜본 관객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데드풀과 울버린 결말, 두 영웅이 함께 선택한 희생

영화 후반부에서 카산드라 노바는 타임 리퍼를 이용해 여러 세계를 파괴하려 한다. 웨이드와 로건은 이를 막기 위해 TVA 시설로 향한다.

두 사람은 타임 리퍼를 멈추려면 장치의 양쪽에서 에너지를 연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웨이드는 자신이 희생하겠다며 먼저 나선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영웅다운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로건 역시 웨이드를 혼자 보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되돌릴 수 없지만, 이번에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하기로 한다.

결국 두 사람은 함께 장치에 접근해 에너지를 연결하고 타임 리퍼를 파괴한다. 카산드라의 계획은 실패하고, 웨이드의 세계도 소멸 위기에서 벗어난다.

두 사람은 죽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TVA의 B-15는 그들의 행동이 세계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한다.

이 결말에서 중요한 것은 두 영웅이 단순히 강한 적을 물리쳤다는 사실이 아니다. 자신이 가치 없는 존재라고 믿었던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스스로의 의미를 되찾았다는 점이다.

로건은 원래 세계로 돌아갔을까, 마지막 식탁 장면의 의미

사건이 끝난 뒤 웨이드는 TVA에 로건이 잃어버린 과거를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로건의 과거가 없었던 일로 바뀌지는 않는다.

대신 로건은 웨이드의 세계에 남게 된다. 웨이드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로건을 초대하고, 보이드에서 만났던 로라 역시 함께한다.

마지막 식탁 장면은 영화의 결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로건은 자신의 세계에서 동료들을 잃었지만, 새로운 관계를 맺을 기회를 얻는다.

웨이드 역시 영웅으로 인정받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했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영화는 두 사람이 과거의 실패를 완전히 지우는 방식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실패를 안고도 새로운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로건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 과거를 모두 바꾸는 결말이었다면 이야기는 단순한 보상에 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과거를 지우지 않은 채 앞으로 살아갈 이유를 찾는 방향을 선택한다.

쿠키영상, 조니 스톰의 발언이 밝혀지는 이유

<데드풀과 울버린>의 엔딩 크레디트에는 과거 폭스 마블 영화들의 제작 현장과 출연 배우들을 돌아보는 영상이 등장한다.

이 영상은 본편에 등장했던 옛 마블 캐릭터들과 연결된다. 지금의 MCU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여러 마블 실사영화가 존재했고, 그 작품들 역시 많은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으로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크레디트 이후에는 조니 스톰과 관련된 코미디 장면이 나온다. 웨이드는 자신이 조니의 말을 왜곡해서 전달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당시의 영상을 보여준다.

이 쿠키영상은 새로운 빌런이나 후속작의 사건을 예고하기보다는 영화 초반부의 농담을 마무리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쿠키영상에 등장하는 장면을 특정한 후속작의 확정적인 단서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숀 레비 감독이 연결한 두 세계, MCU 편입보다 중요한 것

숀 레비 감독은 <프리 가이>와 <애덤 프로젝트>에서 라이언 레이놀즈와 함께 작업한 바 있다. <데드풀과 울버린>에서는 데드풀 특유의 유머를 유지하면서 울버린의 무거운 감정선을 함께 다룬다.

영화는 TVA와 멀티버스를 통해 데드풀을 MCU의 이야기와 연결한다. 그러나 기존 엑스맨 영화의 모든 설정을 MCU의 하나의 시간선으로 합쳐 놓는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여러 세계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설정을 활용해 서로 다른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만날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이 방식은 데드풀이라는 인물과도 잘 어울린다. 그는 원래부터 영화 속 설정을 자유롭게 비틀고 관객에게 말을 거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 출연 인물이 많고 과거 작품에 관한 농담이 반복되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등장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웨이드와 로건의 감정 변화가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영화의 중심은 두 사람이 각자의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누군가를 지키기로 선택하는 과정에 있다.

버려진 영웅들에게도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을까

<데드풀과 울버린>은 거친 액션과 농담, 멀티버스의 특별 출연으로 가득한 영화다. 그러나 그 안에서 반복되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실패한 사람도 다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웨이드는 자신이 대단한 영웅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로건은 자신이 영웅이 될 자격을 잃었다고 믿는다. 보이드에 남겨진 과거의 영웅들 역시 자신들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존재처럼 취급받는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이 모두 마지막 순간에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멀티버스가 단순히 인기 캐릭터들을 다시 등장시키는 장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러 세계에서 밀려난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영화는 잊힌 존재의 가치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물론 이러한 해석과 별개로 작품의 한계도 있다. 일부 농담은 기존 마블 영화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고, 카산드라 노바의 목적이나 TVA의 복잡한 설정은 두 주인공의 관계에 비해 충분히 깊게 다뤄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웨이드와 로건의 마지막 선택은 분명한 의미를 남긴다. 두 사람은 과거의 실패를 없애지 못했지만, 서로를 도우면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

결국 <데드풀과 울버린>은 두 인기 캐릭터의 만남을 넘어, 한 번 실패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다. 영화 속에서 버려졌다고 여겨진 영웅들은 마지막 순간 자신들이 아직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