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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토이 스토리 5, 태블릿 시대에도 장난감은 왜 필요할까

by 가가둥01 2026. 8. 29.

1995년 첫 <토이 스토리>에서 우디가 두려워했던 것은 자신보다 훨씬 멋진 새 장난감 버즈 라이트이어였습니다. 30년이 넘게 흐른 <토이 스토리 5>에서 장난감들이 마주한 경쟁자는 전혀 다릅니다. 이번에는 장난감조차 아닙니다. 보니의 관심을 빼앗아가는 것은 개구리 모양의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입니다.

이 변화는 시리즈가 지나온 시간을 보여줍니다. 예전에는 어떤 장난감이 아이에게 더 사랑받느냐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아이가 여전히 장난감을 가지고 놀 필요가 있는가라는 질문 자체가 등장합니다. 화면 하나로 게임과 영상, 대화와 친구 관계까지 해결할 수 있는 시대에 우디와 버즈, 제시는 자신들이 왜 필요한 존재인지를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기본 정보

감독 앤드루 스탠턴
공동 감독 케나 해리스
각본 앤드루 스탠턴, 케나 해리스
주요 목소리 출연 톰 행크스, 팀 앨런, 조앤 큐잭, 그레타 리, 코난 오브라이언
국내 개봉 2026년 6월 17일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장르 애니메이션, 모험, 코미디
제작 월트 디즈니 픽처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시리즈 <토이 스토리> 본편 다섯 번째 작품

새로운 경쟁자는 장난감이 아니라 화면이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갈등은 언제나 아이와 장난감의 관계에서 시작했습니다.

1편에서 우디는 버즈가 등장하자 앤디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난감이라는 자신의 위치를 잃을까 두려워했습니다. 2편에서는 장난감이 영원히 보존되는 것과 아이에게 사랑받다가 언젠가 버려지는 것 가운데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3편에서는 앤디가 성장하면서 장난감과 헤어져야 했고, 4편에서는 우디가 '아이에게 필요한 장난감'이라는 자신의 오랜 역할에서 벗어나는 문제를 다뤘습니다.

5편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이제 경쟁자는 새로운 장난감이 아닙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가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보니가 릴리패드에 빠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릴리패드는 단순히 보니를 장난감들에게서 빼앗아가는 기계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보니는 여덟 살이 되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장난감을 좋아하지만 주변 친구들은 점점 장난감보다 화면에 익숙해집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보니에게 릴리패드는 매력적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같은 댄스 수업 친구들과 온라인 공간에서 이야기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니가 화면에 빠져드는 이유를 단순히 '스마트폰 중독' 같은 말로 설명하면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보니가 원하는 것은 화면 자체가 아니라 친구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릴리패드는 바로 그 욕구를 빠르고 편리하게 충족시켜줍니다.

릴리패드는 정말 악당일까

장난감들의 입장에서 릴리패드는 위협적인 존재입니다.

릴리패드가 나타난 뒤 보니의 관심은 화면으로 향하고, 제시를 비롯한 장난감들은 자신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야기를 단순한 '좋은 장난감 대 나쁜 기술'의 대결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앤드루 스탠턴 감독 역시 기술은 이미 일상에 들어와 있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없애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릴리패드의 위치도 달라집니다.

릴리패드 역시 보니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것을 주려고 합니다. 친구들과 연결시켜주고, 보니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고 싶어 합니다.

문제는 기술이 존재한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아이에게 무엇을 대신하기 시작하느냐에 있습니다.

제시와 릴리패드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닮았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흥미로운 관계는 제시와 릴리패드입니다.

제시는 손으로 만지고 움직이며 상상력을 펼치는 전통적인 장난감입니다. 릴리패드는 화면 안에서 게임과 대화,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기기입니다.

겉으로 보면 두 존재는 완전히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둘에게는 결정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보니에게 좋은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제시는 보니가 직접 뛰어놀고 상상하며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릴리패드는 보니가 친구들과 연결되고 소외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목적은 비슷하지만 방법이 다릅니다.

이 차이 때문에 <토이 스토리 5>의 갈등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가운데 어느 하나를 없애야 끝나는 단순한 싸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난감이 주는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상상할 빈자리다

태블릿과 장난감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릴리패드의 화면에는 이미 많은 것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누르면 반응하고, 영상이 나오고, 게임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장난감은 다릅니다.

우디는 카우보이 인형일 뿐이고 버즈는 우주전사 장난감이며 제시는 카우걸 인형입니다. 아이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침대는 우주선이 될 수 있고 거실 바닥은 사막이 될 수 있으며 평범한 장난감 상자는 성이나 감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장난감이 완성된 이야기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가 그 빈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토이 스토리 5>가 다시 발견하는 장난감의 가치는 물건 자체보다 아이가 스스로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만드는 여백에 있습니다.

30년 전에는 없었던 질문을 토이 스토리가 만났다

첫 <토이 스토리>가 나온 것은 1995년입니다.

당시 시리즈가 상상한 장난감의 가장 큰 불안은 새로운 장난감에게 사랑을 빼앗기거나 아이가 성장해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26년의 아이들에게 장난감은 전혀 다른 경쟁자와 함께 살아갑니다.

태블릿 하나만 있어도 영상을 보고, 게임을 하고, 친구와 대화하고,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장난감 하나가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비교하면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5편의 질문은 꽤 근본적입니다.

기술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면 기능이 적은 장난감은 왜 여전히 필요할까.

이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토이 스토리>라는 시리즈가 30년 넘게 이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변화입니다.

앤드루 스탠턴이 보니의 이야기를 끝내지 않은 이유

앤드루 스탠턴은 <토이 스토리>의 시작부터 시리즈에 깊이 관여해온 픽사의 핵심 창작자입니다.

<니모를 찾아서>, <월-E> 등을 연출했고 초기 <토이 스토리> 작품들의 이야기와 각본에도 참여했습니다.

4편에서 우디가 보핍과 함께 새로운 삶을 선택하면서 시리즈가 끝난 것처럼 느낀 관객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탠턴은 보니의 시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바라봤습니다.

그에게 <토이 스토리>는 같은 상태를 반복하는 시리즈가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하고 장난감을 둘러싼 환경도 함께 변하는 이야기입니다.

앤디가 어린아이에서 대학생이 되었듯 보니 역시 계속 성장합니다.

그리고 보니가 살아가는 어린 시절은 앤디의 어린 시절과 같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달라졌다면 장난감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5편을 가능하게 한 출발점입니다.

우디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역할의 반복이 아니다

<토이 스토리 4>에서 우디는 보니의 방을 떠났습니다.

보핍과 함께 주인이 없는 장난감들을 돕는 새로운 삶을 선택하면서 오랫동안 자신을 규정했던 '한 아이의 장난감'이라는 역할에서도 벗어났습니다.

5편에서 우디는 다시 보니의 장난감들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4편의 결정을 되돌리는 것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예전의 우디는 자신이 아이에게 필요한 장난감이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제는 특정한 아이에게 소유되지 않아도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우디가 장난감 자체의 필요성이 흔들리는 문제와 다시 마주한다는 점에서 5편의 상황은 이전과 다릅니다.

한때 자신이 버즈에게 밀릴까 두려워했던 장난감이 이제는 장난감이라는 존재 전체가 밀려나는 시대를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버즈와 우디보다 제시가 중요한 이유

<토이 스토리> 하면 가장 먼저 우디와 버즈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5편에서 보니의 방에 남아 변화의 충격을 직접 받는 인물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제시입니다.

우디는 이미 보니의 방을 떠났지만 제시는 여전히 보니와 함께 살아갑니다.

따라서 보니가 장난감보다 릴리패드에 관심을 보이는 변화는 제시에게 훨씬 직접적인 문제입니다.

제시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히 자신이 인기 없는 장난감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과 보니가 함께 만들어왔던 놀이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시와 릴리패드의 충돌은 장난감 하나와 전자기기 하나의 경쟁이 아니라 아이와 관계를 맺는 서로 다른 두 방식의 충돌로 읽을 수 있습니다.

스크린 타임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

<토이 스토리 5>가 단순한 아날로그 예찬으로 끝났다면 이야기는 오히려 쉬웠을 것입니다.

장난감은 좋고 화면은 나쁘다고 정리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기술은 그렇게 간단한 존재가 아닙니다.

화면은 아이를 혼자 있게 만들 수도 있지만 멀리 있는 친구와 연결해줄 수도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콘텐츠만 소비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작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보니에게도 릴리패드는 실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줍니다.

문제는 기술의 존재가 아니라 그것이 다른 경험을 완전히 밀어내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영화가 묻는 것은 태블릿을 없애야 하느냐가 아니라 화면과 현실의 놀이 사이에서 아이가 무엇을 잃지 않아야 하느냐에 가깝습니다.

보니가 성장한다는 것은 장난감을 버린다는 뜻일까

<토이 스토리>는 처음부터 성장과 이별을 다뤄온 시리즈입니다.

장난감은 늙지 않지만 아이는 성장합니다.

이 단순한 차이 때문에 장난감은 언젠가 자신을 사랑하던 아이와 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보니에게 찾아온 변화는 앤디와 조금 다릅니다.

앤디는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장난감을 떠났습니다. 보니는 아직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는 나이지만 주변 또래와 기술 환경 때문에 자신이 이제 장난감을 좋아하기에는 너무 큰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단순한 성장뿐 아니라 또래 집단에 속하고 싶은 마음이 개입합니다.

아이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행동은 어느 순간 '어린아이 같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니의 문제는 장난감을 졸업할 시간이 왔느냐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의 놀이를 너무 일찍 포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토이 스토리가 5편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

다섯 번째 작품이라는 사실만 놓고 보면 익숙한 프랜차이즈를 다시 꺼낸 속편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가 다른 장기 시리즈와 구별되는 지점은 장난감은 그대로인데 그들을 둘러싼 인간의 시간이 계속 흐른다는 데 있습니다.

우디와 버즈는 크게 늙지 않습니다.

반면 앤디는 성장했고, 장난감의 주인은 보니로 바뀌었으며, 이제 아이의 방에는 이전 세대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스마트 기기가 들어왔습니다.

앤드루 스탠턴이 설명한 것처럼 <토이 스토리>는 관객의 삶과 완전히 같은 속도는 아니더라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5편의 릴리패드는 단순히 새로운 악당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1995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문제를 1995년에 태어난 캐릭터들이 마주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번 속편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지고 노느냐가 아니다

<토이 스토리 5>가 던지는 질문을 장난감과 태블릿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좋은가라는 선택으로만 좁히면 답은 단순해집니다.

하지만 영화가 바라보는 어린 시절은 그보다 복잡합니다.

릴리패드는 보니에게 연결을 제공합니다. 장난감들은 보니에게 상상할 공간을 제공합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 아이의 모든 필요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화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화면이 놀이와 상상, 현실의 관계까지 모두 대신하기 시작하는가입니다.

장난감은 아이에게 완성된 세계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이가 직접 목소리를 만들고, 규칙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고, 누군가와 함께 놀면서 세계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난감의 가장 오래된 기능은 가장 비효율적인 기능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놀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빠르게 보여주고 연결해주는 기술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 비효율적인 시간이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첫 영화에서 우디는 자신보다 새로운 장난감이 나타날까 두려워했습니다. 5편에서 장난감들이 마주한 질문은 훨씬 커졌습니다.

장난감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아이의 방에 들어온 뒤에도 장난감은 필요한가.

<토이 스토리 5>의 대답은 장난감이 기술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기술이 대신하기 어려운 상상과 놀이의 빈자리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30년 넘게 아이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려온 우디와 버즈가 이제는 '장난감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자체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 그것이 다섯 번째 <토이 스토리>가 이전 작품들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