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얼음 행성 니플하임에서 개척 임무를 맡은 ‘미키’는 죽음을 반복하며 다시 출력되는 익스펜더블 복제인간이다. 그는 끊임없이 희생당하면서도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이 다시 출력된 후에도 기존의 ‘미키’가 남아 있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다. 하나의 행성에 존재할 수 없는 두 개의 미키. 그중 한 명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미키’는 운명과 맞서 싸운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인간성, 생명윤리, 그리고 자본주의의 구조를 날카롭게 해부하는 SF 스릴러다.
감독
‘미키 17’의 연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거장 봉준호 감독이 맡았다. 그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석권하며 글로벌 명성을 얻었다. 그의 작품들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독창적인 연출과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복제인간이라는 설정을 통해 인간성과 생명의 가치를 탐구하는 동시에,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가미해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를 더했다. 봉 감독은 기존의 SF 블록버스터와 차별화된 현실적인 설정과 인간적인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또 한 번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준비를 마쳤다.
등장인물
이 영화에는 할리우드 톱스타들과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하여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로버트 패틴슨 (미키 반스 역): 복제인간 ‘미키’를 연기하며, 끊임없이 죽음을 반복하는 존재의 고뇌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17번째로 출력된 미키와 새롭게 생성된 미키 18 사이의 갈등을 극적으로 풀어낸다. 나오미 애키 (나샤 에쟈야 역): 미키를 돕는 여자친구로, 그의 인간성을 지켜주는 유일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녀 또한 복제된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며 갈등을 겪는다. 마크 러팔로 (케네스 마샬 역): 행성을 개척하는 정치인으로, 냉철하면서도 이기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복제인간의 존재를 단순한 소모품으로 간주하며 미키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간다. 토니 콜렛 (일파 마샬 역): 개척단의 실질적인 운영자로, 미키의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통제 권한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미키에게 동정심을 보이면서도, 체제 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스티븐 연 (티모 역): 미키의 유일한 친구로, 그의 삶과 죽음을 함께 고민하는 조력자다. 하지만 특정 사건을 계기로 미키와 대립하게 된다. 배우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연기하며,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와 심리적 갈등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특히 로버트 패틴슨은 한 인물 안에서 다양한 감정 변화를 보여주며, 단순한 SF 액션을 넘어서는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촬영장 이야기와 결말
‘미키 17’의 촬영은 2022년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었다. 촬영은 영국의 거대한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으며, 일부 장면은 실제 야외 환경에서 찍혀 더욱 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얼음 행성 니플하임을 구현하기 위해, CGI와 실사 촬영을 결합한 최첨단 기술이 사용되었다. 배우들은 강도 높은 촬영을 소화해야 했으며, 특히 로버트 패틴슨은 같은 장면에서 서로 다른 두 캐릭터(미키 17과 미키 18)를 연기해야 하는 고난도의 연기를 펼쳤다.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장면 중 하나는 빙하 속에서 미키가 얼음 행성의 생명체 ‘크리퍼’와 조우하는 장면이었다. 실제로 저온 환경에서 촬영이 진행되었으며, 배우들은 혹한 속에서도 감정 연기를 유지해야 했다. 또한, SF적 요소가 강한 영화인 만큼, 많은 장면이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으며, 후반작업에서 광대한 우주와 얼음 행성을 CG로 완성했다. 봉준호 감독은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특수 효과보다는 미니어처 세트를 적극 활용하며 전통적인 방식과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의 결말은 철학적이고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미키 17과 미키 18은 결국 서로를 살리기 위해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지만, 시스템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행성 개척을 위해 만들어진 복제인간은 단 한 명만 존재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사라져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마지막 순간, 미키 17은 극적인 선택을 하게 되며, 관객들은 그가 선택한 길이 과연 옳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영화는 단순한 SF 오락물이 아니라, 인간의 존재 의미와 개체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특히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가미되면서도, 씁쓸한 현실을 비추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마지막 장면에서, 미키는 얼음 행성의 끝없는 설원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짓는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죽지 않으며, 진정한 자유를 찾았는지도 모른다.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나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봉준호 감독은 이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미키 17’은 단순한 SF 블록버스터를 넘어, 인간 존재의 의미와 복제인간의 윤리를 탐구하는 철학적인 영화로 자리 잡았다. 봉준호 감독의 치밀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루며, 2025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힐 것이다.